물 맑고 공기 좋은 부산 영도, 그중에서도 태종대와 흰여울마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 근처에 특별한 맛집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영도 앙반게장’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정성이 느껴지는 이곳은 단순히 게장 맛집 그 이상입니다. 부산 기장에서 10년간 운영해오다, 더 넓고 편안한 공간,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맛을 나누기 위해 영도로 이전한 정성 가득한 밥상. 그 중심에는 10년 동안 쌓아온 내공과 오직 연평도 서해안 꽃게만을 고집해온 고집스러운 진심이 있습니다.
일단 오면 숭늉을 줍니다. 무쇠솥에 눌러낸 듯한 구수한 숭늉 향은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게장의 여운을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숭늉을 한 모금 마시며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면, 마치 고향집에서 대접받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영도 앙반게장’은 영도라는 지리적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맛집입니다. 태종대와 흰여울마을이 근처에 있어 관광객이 방문하기에도 딱 좋고, 차량 이동이 편리하며 주차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큰 불편함 없이 들를 수 있습니다. 사실 게장 맛집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렇게 맛과 위치, 편의성까지 모두 갖춘 곳은 흔치 않습니다.
이곳의 게장은 첫 맛부터 남다릅니다. 무엇보다 짜지 않습니다. 흔히 간장게장은 짠맛 때문에 밥보다 물을 먼저 찾게 되기 마련인데, ‘영도 앙반게장’의 간장게장은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10년의 비법으로 담근 간장은 그 자체로 깊고 은은한 감칠맛을 자랑하며, 꽃게 본연의 단맛을 해치지 않습니다. 서해안 연평도에서 올라온 신선한 암꽃게를 사용해 속살이 꽉 차 있고 촉촉한데, 그 살에 간장이 스며들어 입안 가득 봄날처럼 부드럽고 진한 풍미가 퍼집니다.
양념게장은 숫꽃게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이유 있는 선택입니다. 더 탄탄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인데, 알싸한 양념장과 찰떡처럼 어우러지며 씹는 재미와 맛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매콤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입안을 자극하는 고춧가루와 마늘향이 꽃게살과 만나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킵니다.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냥 게살만 계속 손이 갑니다.
게장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영도 앙반게장’의 진짜 매력은 정식 구성이 더합니다. 깔끔한 반찬들 하나하나가 단순한 곁들이가 아닌, 마치 ‘한 상의 주인공’처럼 정성스럽게 차려져 있습니다. 특히 된장찌개는 일반적인 국물된장과는 달리 해물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어, 한 숟갈 뜨는 순간 입안에 바다향이 스며듭니다. 국물만 따로 담아 마셔도 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손님을 위한 배려가 가득합니다. 넓고 깔끔하며,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테이블 배치와 조명은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바닥이나 벽지, 소품 하나하나에 주인장의 섬세한 감각이 묻어납니다. 단체 손님이 방문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넉넉한 공간은 가족 외식이나 지인 모임 장소로도 적합합니다.
영도라는 지역은 점점 더 많은 여행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 예술이 살아있는 흰여울마을, 웅장한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태종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 하루 코스로도 훌륭합니다. 이런 여행의 중심에서 한 끼를 책임질 수 있는 식당을 찾는다면, ‘영도 앙반게장’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식사가 아닌, 부산 바다의 정취와 주인장의 진심이 담긴 한 끼. 그것이 바로 이곳의 진짜 가치입니다.
기장에서 시작해 10년이라는 시간을 오직 ‘맛’ 하나로 버텨낸 집. 그 내공이 오롯이 담긴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지금 이 순간, 간장게장이 당긴다면, 혹은 ‘진짜 한 끼’를 경험하고 싶다면 ‘영도 앙반게장’을 기억해보세요. 맛도, 공간도, 위치도 모두 만족스러운 이곳에서, 꽃게가 주는 계절의 맛을 한껏 느껴보시길 바랍니다.